1. 책 소개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은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로 유명한 코미디언 문상훈이 처음으로 펴낸 산문집이다. 얼핏 보면 유쾌하고 웃긴 이야기들일 것 같지만, 실제로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가 얼마나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사람인지 알게 된다.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는 웃음을 주는 사람이지만, 무대 뒤에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해석하며 애쓰는 사람. 그가 세상과, 타인과, 그리고 자기 자신과 어떻게 관계 맺고 살아가는지를 천천히, 정성껏 써내려간 글들이 담겨 있다. 웃기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가 이제는 울컥하기 위해 펜을 든 듯하다.
2. 내용 요약
책은 총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에 관한 이야기들로, 자기혐오와 자기이해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마음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2부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오해, 거리감, 때로는 그리움까지. 3부에서는 보다 근원적인 주제로 넘어가, 사랑과 외로움, 그리고 존재에 대한 고찰을 던진다. 문상훈의 문장은 짧지만 그 짧음 안에 길고 무거운 감정이 담겨 있다. 마치 일기처럼, 혹은 편지처럼 읽힌다. 유머는 가끔 등장하지만 억지스럽지 않다. 그가 원래 그런 사람인 듯, 자연스럽다. 때로는 웃음보다 침묵이 더 울림이 있다는 걸 이 책이 증명한다.
3. 발췌 + 생각 달기
“아름다운 것들에는 보통 ‘눈으로만 보세요’라고 적혀있지만, 불쌍한 것들은 안아주고 싶어지니까.”
이 문장을 읽고 한참 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내가 지금까지 ‘안아주고 싶었다’는 감정을 느낄 때, 그 대상이 왜 ‘아름다움’이 아니라 ‘불쌍함’이었는지를 떠올려봤다. 어쩌면 우리는 타인의 고통 앞에서 더 쉽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에는 경외심이 생기고, 불쌍함에는 연민이 생기니까. 문상훈은 이 단 한 줄로 사람의 감정 구조를 뼈때리듯 정리해버린다.
4. 해석
이 책은 단순히 ‘힐링’ 책이 아니다. 나를 토닥이는 대신, 나를 직면하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고, 그 오해로 인해 내 자신을 몰아붙인다. 문상훈은 그 지점을 정확히 짚어낸다.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했다"는 문장은 그 자체로 선언이고, 약속이고, 회복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자꾸만 내 속에서 말하지 못한 감정들을 끄집어내고 싶어졌다. 결국, 이 책은 내 감정을 나 자신에게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선물해주는 책이었다.
5. 책 평가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은 가볍게 웃고 넘기는 에세이가 아니다. 자기 자신을 놓치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책이다. 뭔가 설명할 수 없지만 마음이 복잡한 날, 이 책을 꺼내들면 좋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나 이 책 읽고 문상훈 다시 봤다. 그저 유머러스한 유튜버인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니. 조용히 내 마음 구석을 건드리는 감정들이 있었다. 진심을 담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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