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현대 책 서평 / / 2025. 3. 21. 16:58

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 서평 요약 후기|진실을 가장한 거짓 혹은 거짓을 품은 진실

반응형

『이중 하나는 거짓말』 서평|김애란, 진실과 거짓 사이의 섬세한 줄타기

1. 책 소개

 김애란 작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이야기의 힘”에 대한 작가의 여전한 신념이 담긴 단편집이다. 삶과 감정의 미세한 결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포착해내는 김애란 특유의 문체는 이번 책에서도 유효하다. ‘거짓말’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여덟 편의 단편은, ‘진실만이 진실인가?’라는 질문을 조심스럽게 던진다. 이 책은 독자에게 명쾌한 답보다, 복잡한 감정의 실타래를 손끝으로 풀게 만든다. 누가 진짜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 수 없기에, 우리는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2. 내용 요약

 책은 총 여덟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삶의 어느 순간, 불편한 진실 혹은 달콤한 거짓 앞에 놓인다. 가령, 한 인물은 SNS 속 자기 자신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또 다른 인물은 과거의 기억을 조작해가며 스스로를 위로하려 한다. 현실에 찌든 일상, 가족, 사랑, 자기 정체성… 모든 소재는 한결같이 ‘진실과 거짓’이라는 이중 구조 위에서 흔들린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거짓말이 나쁘다’는 도덕적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작은 거짓’에 대해 따뜻하고 예민한 시선으로 접근한다. 거짓은 죄가 아니라, 때로는 삶을 버텨내기 위한 숨구멍이라는 듯이.


3. 발췌하고 생각달기

 “우리는 모두 약간의 허구를 섞어야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이 문장을 읽고 나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과연 나는, 내 인생을 이야기할 때 얼마나 ‘날 것’ 그대로를 말하고 있을까? 우리는 진실만으로는 버거운 세상을 살아간다. 허세도, 미화도, 생략도 일종의 생존 전략이 되어버린 시대. 김애란은 이 문장을 통해, 인간의 본능적인 ‘서사적 자기 방어’를 드러낸다. 그 어떤 분석보다 이 한 문장이 강력하게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동시에 안도하게 된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고.


4. 해석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결국 ‘이야기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이다. 우리는 삶을 이야기로 기억하고, 말로 포장하며, 그 서사 안에서 스스로를 이해한다. 김애란은 이 책에서 거짓말을 단순한 ‘속임’이 아닌 ‘이해’의 기제로 다룬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슬픔과 연민, 때로는 희망의 조각을 꺼내 보인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진실과 거짓의 이분법적 구분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다. 혹시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조차, 결국은 ‘선택된 기억’이 아닐까? 그리고 그 선택은 얼마나 인간적인가?


5. 책 평가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명백히 ‘김애란의 글’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전보다 더 단단해진 문장, 더 깊어진 감정선, 더 세련된 거리감으로 무장한 이 단편집은, 우리가 잊고 살던 ‘이야기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진실만이 정답이 아닌 세계, 그리고 그 속에서 각자의 진실을 꾸려가는 사람들. 이 책은 진실을 강요하지 않고, 질문을 남긴다. 그래서 더 여운이 길다. 소설은 ‘사실을 다루지 않지만 진실을 말하는 장르’라는 말이 있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그 말을 증명하는 책이다.


https://ernstgodspeed.tistory.com/entry/%ED%98%95%EC%84%A4%EC%A7%80%EA%B3%B5-%E8%9E%A2%E9%9B%AA%E4%B9%8B%E5%8A%9F-%EB%B0%98%EB%94%A7%EB%B6%88%EA%B3%BC-%EB%88%88%EC%9C%BC%EB%A1%9C-%EC%9D%B4%EB%A3%AC-%ED%95%99%EB%AC%B8

 

형설지공 (螢雪之功): 반딧불과 눈으로 이룬 학문

형설지공 (螢雪之功): 반딧불과 눈 속에서 얻은 노력의 결실    어두운 밤, 반딧불이 반짝이고, 차가운 겨울, 눈 속에서 학문을 닦는다? 이게 과연 현실일까요?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가 다룰

ernstgodspeed.tistory.com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