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현대 책 서평 / / 2025. 3. 7. 10:54

뇌인가, 마음인가? – 『신경과학과 철학』이 던지는 깊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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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인가, 마음인가? – 『신경과학과 철학』이 던지는 깊은 질문"

    우리는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뇌의 신경 활동이 곧 우리의 의식일까, 아니면 그 너머에 무언가가 존재할까? 존 설(John Searle)의 『신경과학과 철학(Neuroscience and Philosophy)』은 이 난제를 파고들며, 신경과학과 철학이 어떻게 인간의 의식을 해석하는지를 치열하게 논쟁하는 책이다. 신경과학이 뇌를 연구하는 과학이라면, 철학은 그것을 해석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두 분야는 종종 충돌한다. 우리는 뇌의 작동 원리를 밝히면 ‘나’의 정체를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인간의 의식은 물리적 현상을 넘어선 어떤 것일까? 이 책은 신경과학과 철학이 ‘의식’을 두고 벌이는 논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신경과학과 철학』에서 존 설은 ‘물질주의적 신경과학’과 ‘철학적 관점’이 어떻게 대립하는지를 탐구한다. 신경과학자들은 우리의 모든 정신적 경험이 신경 활동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즉, 사랑, 고통, 창의성 같은 것들도 결국 뉴런의 화학 작용일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철학자들은 이런 접근이 인간의 의식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고 반박한다. 특히 설은 기존의 환원주의(reductionism) 가 가진 한계를 지적하며, 뇌가 작동한다고 해서 ‘의식’이라는 현상이 완전히 설명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중국어 방 논증(Chinese Room Argument)’을 통해, 단순한 정보 처리 과정이 곧 ‘이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강조한다.


    "컴퓨터는 계산할 수 있지만, 이해할 수는 없다."
이것이 설의 대표적인 주장이다. 그는 ‘중국어 방 논증’을 통해, 기계(혹은 AI)가 특정한 입력을 받아 출력을 내놓는다고 해서 그것이 ‘이해’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중국어를 전혀 모르지만 사전과 규칙을 참고해 정확한 답을 내놓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중국어를 이해한 것’일까? 설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AI나 기계는 아무리 정교해도 진정한 ‘이해’를 할 수 없으며, 단순한 기호 처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의식은 단순한 정보 처리 시스템이 아닌 것일까?


    이 책을 읽다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질문이 떠오른다. "의식이란 단순한 신경 활동일까, 아니면 신경과학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까?" 신경과학은 우리가 기억을 형성하는 방식, 감정을 느끼는 과정 등을 상당히 정교하게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식이 있다’는 느낌 자체를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설의 논리는 오늘날 AI 연구와도 맞물린다. 우리는 점점 더 강력한 인공지능을 만들고 있지만, 그것이 정말로 ‘이해’를 하는지, ‘의식’을 가졌는지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 혹시 인간의 의식도 결국 단순한 정보 처리 시스템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아니면, 과학이 아직 완전히 밝히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 존재하는 것일까?


    『신경과학과 철학』은 단순한 과학책이 아니다. 이는 신경과학과 철학이 의식을 두고 벌이는 논쟁을 생생하게 탐험하는 철학적 탐구서다. 책의 내용은 다소 난해할 수 있지만, 한 번 읽고 나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만약 뇌과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인간의 본질을 고민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당신도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나는 단순한 뉴런의 집합체인가, 아니면 그 너머에 무언가가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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